미르(МИР)란 'Mission Jesus in Russia'의 러시아 약자(Миссия Иисус в России)로서, 평화 혹은 세계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미르 선교회는 1996년 6월에 러시아 상트 페테르부르크에서 사역하던 몇몇 한인 선교사들이 러시아 복음화와 세계 선교를 목표로 선교지 현장에서 결성한 초교파 선교단체입니다.

봄은 멀지 않은데.....

Posted on 오후 11:20 | By 류창현 | In

봄은 멀지 않은데.....

4월 첫날이다. 검은 외투와 잠바를 입은 사람들, 그 행렬에 서면 마치 무슨 갑옷을 거친 것처럼 내 삶이 무거워 보인다. 고국이라면 봄이 한창 무르익을 계절일 것이다. 거리에 노란 개나리꽃이 넘쳐나고, 도심을 벗어나면 야산에 진달래가 한껏 제 색깔을 뽐 낼 것이지.
러시아의 4월은 아직 봄의 색깔이 없다. 그래도 날씨를 보면 봄은 저 만치 오는가 보다.
러시아의 시인, 세르게이 예세닌의 <어머니에게 부치는 편지>의 시 귀가 오늘 따라 내 머리에서 떠나지 않는다. 아마 멀리 봄이 오는 소식에 취했나 보다.

<나의 늙으신 어머니 아직 살아계십니까 ?
나도 살아 있습니다. 안녕하신지요! 인사를 드립니다.
부디 당신의 오두막위에
그 기막힌 저녁 빚이 흐르기를 빕니다
----중략----

당신은 불안을 숨긴 채 내 걱정을 많이 하시고
헌 옛날 코트를 입고 자주 한길로 나오신다고요.
-----중략-----

예전처럼 내가 정답게 꿈꾸는 건
불안한 고뇌에서 하루속히 헤어나
나지막한 우리 집으로 돌아가는 것뿐입니다
나는 돌아 가겠습니다
우리의 흰 뜰이 봄처럼 가지를 활짝 펼칠 때>

선교사라는 이름으로 무슨 특별난 특권을 가진 자처럼, 늙은 신 어머니를 곁에 모시지 못하고 이렇게 불효를 하면서도 뻔뻔한 얼굴을 가지고 산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봄, 어머니 모시고 어느 따뜻한 동산에라도 나가 봄나들이라도 함께 할 수 있는 그 날을 기다려 보지만, 어머니! 연세 많으신 어머니, 외롭게 두고 나는 이렇게 멀리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