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르(МИР)란 'Mission Jesus in Russia'의 러시아 약자(Миссия Иисус в России)로서, 평화 혹은 세계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미르 선교회는 1996년 6월에 러시아 상트 페테르부르크에서 사역하던 몇몇 한인 선교사들이 러시아 복음화와 세계 선교를 목표로 선교지 현장에서 결성한 초교파 선교단체입니다.

음력 성탄절을 지내나요?

Posted on 오후 7:30 | By 류창현 | In

올해도 어김없이 러시아에 사는 우리는 매년 두 번씩의 성탄절을 맞이한다. 이곳에 왔을 초기에 이를 두고 우리 집 아이는 말했다.

“아빠! 러시아에서는 우리나라 설날처럼 음력 성탄절을 지내나 봐요?”

이곳의 성탄절은 1월 7일이다. 이는 부활절도 그렇지만 러시아 정교회가 율리우스력에 따라 성탄절을 지키고 개신교회와 가톨릭교회는 그레고리력에 따라 성탄절을 지키기 때문이다.

복음주의 개신교회가 맞이하는 12월 25일의 성탄절은 정말 이곳에서는 서방 세계에서 맞이하는 성탄절에 대한 소식만 있을 뿐 거리 어디에서도 성탄절 분위기를 찾아볼 수 없다. 성탄 캐럴이 울리는 거리와 구세군의 자선냄비와 뭐 그런 풍경은 제쳐 놓고라도 공휴일이 아닌 이날, 모두 일터에 나가고 학교도 방학이 아닌지라, 낮 성탄 예배도 없다. 그래서 24일 저녁, 밤에 드리는 성탄전야 예배를 성탄절 예배로 대신하거나 25일 저녁예배를 성탄축하 예배로 드린다.

복음주의 교회는 그나마 교회당이 있는 교회는 몇 개뿐이라 이 넓은 도시 성탄장식을 해 놓은 곳을 찾기란 어렵다. 마침 이 땅에 처음 찾아온 여행자가 25일 성탄 예배를 드리기 위해 교회를 찾는다면 마치 동방박사가 헤롯 대왕을 찾아가 예수 탄생한 곳을 물어보듯 어디 특별한 곳에 찾아가 물어보지 아니하면 예배드리는 개신교회를 찾기는 힘들 것이다.

이곳은 성탄절에 앞서 새해를 먼저 맞이하기 때문 연말 거리를 화려하게 장식하는 것은 새해를 맞이하기 위한 것이다. 상점마다 북적 거리지만 새해맞이를 위한 선물을 사기위한 인파들이다. 거리마다 상점마다 세운 깜박이는 화려한 트리는 욜까라하여 새해를 맞이하기 위한 장식이지 성탄절 트리가 아니다. “스노봄 고돔”(러시아의 새해 인사)과 함께 등장하는 산타할아버지도 성탄절 선물 주는 할아버지가 아니라 새해 선물 주는 제두 마르주이다.(번역하자면 얼음 할아버지나 겨울 할아버지쯤 될까)

특별히 성탄카드를 한 달 전에 구입해야 하는 외국인들에게는 새해를 위한 카드는 더러 많이 있지만 성탄절 카드를 구입하기란 그리 쉽지 않다.(요즈음 좀 많이 나아졌지만) 그 만큼 이곳은 성탄절 절기가 새해맞이 뒷전으로 밀려나 있고 그 거룩한 축제도 공산주의 치하 동안 잊혀져 있었음을 보여준다.

새해 연휴 함께 맞이하는 성탄절은 92년부터 국가 공휴일로 정하였졌다. 이날은 정교회 내에서 미사가 화려하게 진행되고, 언제부터인가 국영 티브이가 6일 저녁 성탄 미사를 실황 중계하며, 대통령과 삼부요인이 참석하기도 한다. 아마 한국 같았으면 종교편향이라고 난리가 났겠지?

이런 분위기에 편승하여 개신교도 1월 7일을 성탄절로 맞이하는 교회가 늘어났다. 선교사들이 세운 교회도 선교지 문화 수용 쪽으로 기우는 선교사들은 1월 7일에 성탄 예배를 드린다. 그러나 전 세계적으로 개신교가 12월 25일을 성탄절로 지키는 것은 러시아인들도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인데, 굳이 문화 수용이라는 차원에서 정교회 외에 모든 기독교가 가진 공통의 명절일을 포기할 이유가 있는가 하는 반론도 있다. 왜냐하면 성탄절이 새해라는 큰 명절 뒤에 오기에, 마치 김빠진 탄산음료 같아서 사람들에게 그렇게 기쁨의 맛을 주지도 못하는 것 같기 때문이다.

오늘 거리에도 상점에도 성탄절을 위한 북적이는 인파도 없고 신정 연휴에 이어지는 조용히 맞이하는 성탄절이다.